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불교는 그 어떤 절대적인 신이나 신의 계시 따위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교조 석가모니부처님의 순수한 인간적 노력에 의해 성립된 세계 역사상 유일한 종교로서, 이와 같은 불교의 종교적 특징은 그 교리 전반에 걸쳐 대단히 독특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석가모니부처님은 당시의 인도를 풍미하고 있던 여러 종교사상들의 세계관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요약하여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불교가 어떤 종교이며 다른 종교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규명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그 세가지란 첫번째는 존우화작인론(尊祐化作因論)이라 하여
이 세계가 이와 같이 이루어지고 있는 근본원인은 초월적인 신적 존재의 의지라는 주장이고,
두번째는 숙작인론(宿作因論)이라고 해서
과거의 어떤 원인이 숙명적으로 현재의 세계뿐 아니라 미래의 세계까지도 결정짓고 있다는 주장이며,
세번째는 무인무연론(無因無緣論)이라해서
이 세상의 온갖 현상에는 아무런 원인도 없고 조건도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론들은 인간의 의지라는 것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으므로 그릇된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이 세상이 이와 같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어떤 절대자가 있어 그의 의지대로 움직여지는 것도 아니고 먼 과거에 정해진 그 어떤 숙명에 따라 풀어져나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오직 그럴만한 원인과 조건에 따른 결과로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이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의지라는 것이 불교의 입장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볼때 불교는 무엇보다 인간을 중심으로 하며 인간의
이성과 의지에 기초하여 합리적인 실천을 강조하는 종교임을 알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