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교리문답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성지신앙 이란?

관리자 | 2006.06.09 11:02 | 조회 1101
“부처님 숨결 느끼려고 죽음의 사막 걸어간다”
사진설명: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보드가야의 대탑. 불교최대의 성지인 이곳에는 매년 수많은 불교도가 성지순례를 온다.
























불교에서 4대 성지는 부처님의 생애 중 주요한 사건이 일어난 네 곳을 가르킨다. 붓다가 태어난 룸비니, 정각을 이룬 붓다가야, 법(法)을 처음 설한 사르나트, 그리고 대반열반에 든 쿠시나가라를 말한다.

성지순례는 그 자체가 수행이며 길에서 일생을 보낸 부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은 교통 통신이 발달해서 단시간에 편안하게 갔다 올 수있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인도의 부처님 성지를 찾는다는 것은 삶을 기약할 수 없는 모험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인도와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순례는 고행의 차원을 넘어 목숨을 건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성지순례는 가장 고결한 신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부처님은 〈열반경〉에서 “아난다여, 이들 네 장소는 신심 있는 선남자에 의해 종교적인 감정을 가지고 방문되어져야 한다”고 했다.


룸비니.보드가야.쿠시나가라

위대한 행적 남긴 성스러운 땅

구도적 열정으로 목숨 건 순례

나중에는 기념일.상징물 기려



4대 성지를 순례하는 목적은 부처님과의 교감을 통하여 신앙심을 고양시키는데 있다. 순례자는 4대 성지에서 부처님을 더 잘 기억하고 더 크고 깊은 존경심을 갖게된다. 그리하여 수행에 더 매진해 결국에는 성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과거부터 스님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4대 성지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지순례는 경전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팔리어 〈열반경〉, 〈유행경〉(遊行經), 법현 역(譯) 〈대반열반경〉은 직접 4대 성지를 방문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산스크리트어 〈열반경〉 등에서는 부처님 일생의 4사건을 회상함으로써 얻는 공덕은 4대 성지를 방문함으로써 얻는 공덕과 똑같다고 했다.

성지 방문 대신 붓다를 회상하는 것이 도입된 이유는 4대 성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방문하기가 힘든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초기에는 4대 성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권장하다가 불교가 점차 주변 여러 나라로 확산되어 성지와의 거리가 멀어지자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방문과 공덕이 같다는 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성지순례는 처음에는 비구들이 연례적으로 부처님을 방문하는데서 비롯됐다. 〈열반경〉에 의하면 비구들은 우안거를 보내고 난 뒤 늘 부처님을 친견했다. 그 이유는 오늘날의 표현을 빌면 공부 결과를 점검받기 위한 것이다. 부처님 입멸후에는 재가신자들의 4대 성지 방문이 줄을 이었다.

불교가 중국에 들어가면서는 4대 성지를 직접 방문하는 대신 4대 행적과 관련된 날을 추모하는 것으로 변한다. 성지순례에서 회상(回想) 순례로 대치된 것이다. 이 역시 지리상 문제로 성지에 갈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 4대일은 부처님의 출생일, 성도일, 초전법륜일과 열반일이다. 같은 이유로, 원거리에 있는 성지를 방문하는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4대성지를 상징화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출생은 붓다의 발자국 모양으로, 성도(成道)는 보리수로, 초전법륜(初轉法輪)은 바퀴 모양으로, 입멸(入滅)은 탑으로 상징화 됐다. 굳이 4대 성지를 직접 순례하지 않더라도, 이들 상징물을 예배함으로써, 성지 순례 본연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따라 부처님의 4대 사건들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순례와 마찬가지로 공덕을 쌓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붓다고사는 〈청정도론〉에서 부처님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공덕을 입는다고 했다. 순례를 하는 동안, 존경의 마음으로 부처님을 회상함으로써 믿음을 강화해 도덕적인 삶을 이끌어서 천상에 태어난다고 했다. 여러 경전이 성지를 순례하다가 죽을 경우 행복한 천상에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 즉 순례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을 회상하고 그 공덕으로 더 나은 생을 영위하는데 목표가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 부처님이 열반한 쿠시나가라 열반당.
하지만 붓다고사는 부처님을 숭배하는 것은 성불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비구들이 성지순례에 전념하는 것은 만류했다.

성지순례는 상대적으로 근기가 낮은 재가자들의 신앙행위이지 성불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출가자가 매진할 성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 때문에 불교의 성지순례는 이슬람교와 같이 집단적이고 의무적인 신앙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성지는 부처님과 관련된 4대 성지에서 점차 발달해 8대 성지로 확대되고 이어 중국 스리랑카 등 불교가 성행하는 국가마다 새로운 성지가 생겨났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되자 혜초처럼 인도를 직접 방문하는 스님도 나왔지만 주로 천태산 오대산 등 중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이 많았다.

신라의 자장이 중국에서 들어와 문수보살의 상주처로 오대산을 정하자 이를 찾는 순례객들이 늘어났다. 선종이 들어오면서 선문의 개산조와 관련된 사찰 수행처가 다시 성지로 떠올랐다. 이처럼 부처님의 행적과 관련된 곳에서 점차 각국의 유명한 사찰이나 불적과 관련된 곳들이 성지가 됐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거리의 제약이 없어진 오늘날에는 부처님 4대 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1980년대 말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면서 인도를 비롯, 동남아와 티베트 네팔 등 히말라야 산맥권의 불교국가를 찾는 신도들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성지순례의 영향으로 남방불교에 유학하는 유학승이 늘어나고 이들 나라 불교와의 교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천태산 오대산 등 중국불교의 성지와 선종의 발상지나 중국 조사들과 관련된 성지를 찾는 순례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모두 교통제약이 없어진데다 역사적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종교적 영험을 더 깊게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력신앙이라는 불교 본 뜻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많다.


유명한 불교성지 어디?

인도외에도 ‘신앙의 성소’ 많아


불교의 4대 성지는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네팔),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으신 보드가야, 초전법륜이 이루어진 사르나트(녹야원), 열반에 든 쿠시나가라 등이다. 여기에 슈라바스티, 샹카쉬야, 라자그리하, 바이샬리를 더해 8대 성지라고 한다. 샹카쉬야를 제외하고 모두 부처님이 성도 후 주로 활동했던 곳이다.

이외 정반왕이 찾아와 부처님을 만났으며 이모인 마하파사파제가 금란가사를 바친 쿠단, 부처님과 함께 수행했던 다섯 비구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처음으로 부처님을 맞이하기 위해 정중히 머리를 조아린 장소인 영불탑이 있다.

또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전 수자타로부터 우유죽 공양을 받아 도를 성취한 수자타의 공양터, 부처님이 가장 오래 머물렀던 기원정사, 최초의 사찰 죽림정사 터, 〈법화경〉 등 대승경전을 설한 영축산, 500비구들이 모여 경과 율을 집대성했던 칠엽굴 등 셀수 없이 많은 성지가 있다. 이곳은 현재 인도 네팔 티베트 등으로 나뉘어있다.

중국에는 4대 불교성지가 있다. 관음성지인 보타낙가산, 지장보살성지 구화산, 보현보살성지 아미산, 문수성지 오대산이 있다. 이곳에는 모두 100여개 안팎의 크고 작은 사찰이 있어 전 세계 불자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답사처가 되고 있다.

한국불교는 각 신앙을 대표하는 성지가 있다. 관음성지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가있으며, 문수신앙은 오대산이 대표적이다. 또 불사리 신앙을 대표하는 성지로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등이 꼽힌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신앙별로 성지를 삼고 있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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