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교리문답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칠성신앙 이란?

관리자 | 2006.06.09 10:46 | 조회 1753
“찬란한 빛의 부처님 일곱개의 별로 빛나다”
사진설명: 칠성신앙은 북두칠성을 부처님으로 의인화한 신앙이다. 중국도교의 영향을 받은 칠성은 주로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신앙으로 발전했다. 사진은 1749년에 제작된 구례 천은사 칠성도.




























인도의 여러 토착신들이 불교에 흡수돼 신중이 된 것처럼 중국 한국의 토착신도 불교에 흡수된다. 중국의 대표적 토착신이 칠성이다. 칠성은 북쪽 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 중에서 가장 강력한 빛을 발한다는 북두칠성을 말한다. 고대부터 별이 인간의 운명과 함께 한다는 사고가 불교의 신앙관에 흡수된 것이다.

북두칠성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인도에서도 있었지만 칠성신앙은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과 수명을 지배한다는 도교의 믿음에서 유래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들어왔지만 성행하지 않다가 조선말에 유행했으며 유일하게 칠성각이라는 독립전각이 생길정도로 발전했다. 칠성은 주로 비를 내려 풍년을 이루게 하고, 수명을 연장해주며, 재물을 준다는 믿음의 대상이다. 현세이익적 기복 신앙의 전형이다.

인도에서는 북극성을 일러 묘견보살이라 했고 큰 곰자리의 7개 별을 북두 내지는 북두칠성이라 불러서 이들 별자리를 신격화했다. 북극성인 묘견보살은 칠성을 권속으로 거느리고 있다. 특히 묘견보살은 눈이 밝고 청정하여 사물을 잘보아 인간의 선악을 기록하며 국토를 옹호하여 재난을 제거하고 적을 물리치며 사람의 복을 증장시키는 신으로 모셔졌다. 이러한 신앙은 인도의 북부 만다라에서 유행했다.

북극성의 밝기가 유별나 치성(熾盛)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금륜불정치성광여래(金輪佛頂熾盛光如來)에서 나온 말이다. 이 여래는 빛을 발하여 해와 달, 별과 그 별이 머무는 자리 등 빛의 세계를 다스린다. 무한한 광명을 발하여 명령을 내리기에 치성광이라고도 한다. 즉 인도에서 치성광여래는 해와 달을 비롯해 빛을 간직한 무리들의 최고 부처님이었던 것이다. 손바닥에 금륜이나 약합을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칠성신앙은 중국 고유의 민간신앙이 불교에 흡수된 것이다. 중국에서 칠성은 수명장수신이다. 이는 도교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도교는 북극성이나 북두칠성 뿐만 아니라 뭇 별자리가 인간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믿음이 강했다. 도교에서는 북극성을 모든 별을 통솔하는 자미대제(紫微大帝)라고 불렀다.

즉 북극성 별은 도교에서는 자미대제가 되고 불교에서는 치성광여래가 되는 것이다. 이 치성광여래를 수명신으로 여겨 모시는 것이 칠성신앙이다. 북두칠성의 일곱 개의 별은 다시 인간의 여러 가지 운명을 관장하는 칠원성군(七元星君)이 된다. 이러한 신앙행태는 인도의 만다라와 역할만 다를 뿐 그 내용은 비슷하다. 칠성은 도교에서의 기능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수명장수와 비를 내리게 하는 기능 및 재물과 재능을 담당한다.

칠성신앙은 불교가 중국에 유입되면서 곧바로 유행했다. 당나라의 승려 일행(一行)은 불교가 도교와 마찰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약사칠불경〉에 칠성호마법을 만들어 칠성을 수용하였다.

이 경전에서는 약사불을 주체로 칠불에다 각 칠성의 이름을 붙였다. 이리하여 칠성탱화에는 자미대제는 치성광 여래로 칠원성군은 칠여래(七如來)로 대치된다. 그 위에 해와달은 일광변조소재보살과 월광변조소재보살로 전환되어 치성광 여래를 보좌하는 좌우보처가된다.

칠원성군은 칠여래의 화현이 된다. 특히 수명 연장을 관장하는 파군성군(破軍星君)이 약사여래의 화현으로 등장한다. 이는 약사신앙과 칠성신앙이 결합된 것이다. 약사여래와 치성광 여래 모두 약합을 들고 있으며, 협시보살로 일광 월광보살로 거느리고 있는 것도 같다. 수명연장 장애제거 등의 현세 이익적 측면에서도 두 신앙의 유사성이 보인다. 불교가 중국에서 도교의 신앙인 칠성을 치성광여래로 모시게 된 것은 불교의 유연성에서 찾을 수있다.

이에대해 신륵사 주지 세영스님은 육방예경의 예를 들어 칠성신앙의 습합이유를 설명했다.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어떤 청년이 아무런 의미없이 아버지의 유훈에 따라 동서남북 상하의 여섯 방위를 향해 절을 하자 어떤 행위가 불법과 관련없다고 하지말라며 의미를 부여한다.


북두칠성을 일곱 부처님으로 의인화

도교서 나온 토착신앙을 불교가 흡수



사진설명: 평양 법운암 칠성각.
즉 동방은 부모, 남방은 스승, 서방은 아내, 북방은 친척, 상방은 행이 높은 사람, 하방은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이들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육방을 예배하라고 가르쳐 준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청년으로 하여금 아버지의 유훈도 지키고 불법의 오묘한 진리도 실천할 수 있도록 하셨다. 이처럼 부처님은 어떤 습관이나 민속 신앙을 전적으로 부정하지 않으시고 그러한 행동양식을 포용하여 오히려 진리를 실천토록 하셨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교는 자기와 다른 관습이나 신앙과 투쟁하거나 이를 부정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서로 하나가 되었으며 칠성신앙이 그 좋은 예다.

다불사상에 비춰볼 때도 도교의 칠성이나 칠원성군을 보살의 일원으로 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 도교의 칠성은 약사신앙과도 결합하지만 관세음보살과도 습합해 ‘칠성여의륜관음’이 탄생한다.

칠성신앙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였으나 발전하지 못하다가 조선시대에 병자호란이 일어난 후 청의 압력으로 도교를 숭상하면서 민간에 널리 퍼졌다. 고려 때는 나라에서 태일(太一)을 지낼 때 칠성신에게 제사를 지냈으며, 민간에서는 칠성신을 아이들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으로 믿었다. 고려시대에 제조된 고려장경에 칠성관계 경전이 포함되어 있다.

고려 중엽에 거행된 초재(醮齋) 가운데 북두칠성을 제사하는 의식이 여러 번 나온다. 조선 중기 이후 사찰에서는 칠성각이 생겨나면서 그 안에 칠성탱화의 형태를 띤다. 칠성각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신앙형태다. 산신각과 함께 토착신앙이 불교에 유입된 전형적인 예다.

이에 대해 김현준(사찰문화연구원 원장)씨는 “불교의 호법신 104위중 중단에 모시는 칠성신이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독립해서 칠성각을 이룬 것은 여러 신력을 갖추고 있어 민중들의 바램을 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준 씨는 “따라서 불교 칠성 신앙의 대상은 북두칠성이 아니라 여래의 증명을 거치고 칠여래의 화현으로 나타난 칠성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도 예부터 칠성에게 가족 구성원의 건강과 장수와 소원 성취 평안 무사 등을 기원하는 신앙이 있었다. 대개 칠성단은 뒤뜰의 장독대에 위치하며 제사 날은 일정하지 않다. 제사를 드릴 때는 특별한 재물이 없이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형식이다.

이러한 민간의 칠성신앙이 우리나라에서도 불교와 결합하면서 조선 중기 이후 성행하게 된 것이다. 음력 칠월칠일 칠석날은 칠성신앙이 민간신앙화 된 것이다. 이날 전국 사찰에서는 치성광여래에게 재를 올린다. 이를 칠석재라고 하는데 치성광여래를 성대하게 받들어 그 신통력으로 모든 재앙을 소멸시켜주고 복덕을 달라고 기원하는 것이다. 이날 신도들은 가족들의 수명장수와 가정의 평화를 빈다. 이 기도는 7월15일 우란분절까지 계속된다.

불교에서 받아들인 칠성신앙은 다시 무속에 영향을 미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수명 장수를 목적으로 하는 칠성굿이다. 이 때 무녀는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칠성의식을 청하고 공수를 준다.

그러면 칠성신앙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최성규(사단법인 한국전통불교회 불화연구소 소장)씨는 “칠성에게 불공을 올린다는 것은 하심(下心)으로 자신의 자세에 대해 반성하고 부모나 자식을 비롯한 가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자는 것으로 뜻새김을 할 수 있다. 이런 자세를 토대로 하여 자손에게 기대하는 바가 원만히 성취되기를 부처님의 가피력과 위신력에 축원하는 것이 칠성신앙의 요체”라고 말했다.


- 칠성의 모습과 역할

사진설명: 부산 범어사 칠성도.
칠성여래는 조각상으로 제작되는 예는 찾을 수 없다. 대부분 불화로서 존재한다.

칠성여래를 모셔놓은 칠성각에서도 불화만이 있다. 또 대법당의 좌우벽에도 보인다.

칠성각에는 치성광여래 일광월광여래의 삼존불과 칠여래를 함께 모신다. 칠원성군은 대개 관모와 관복을 착용하거나 도사의 모습이 많다.


관복착용한 도사의 모습… 벽화로만 존재


북두칠성 가운데 탐랑성군(貪狼星君)은 운의통증여래(雲意通證如來)가 되고, 거문성군(巨文星君)은 광음자재여래(光音自在如來), 녹존성군(祿存星君)은 금색성취여래(金色成就如來), 문곡성군(文曲星君)은 최승길상여래(最勝吉祥如來), 염정성군(廉貞星君)은 광달지변여래(光達志邊如來), 무요성군(武曜星君)은 법해유희여래(法海遊戱如來), 요광성(搖光星)은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가 되었다. 그들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운의통증여래는 자손에 만 가지 덕을 주고, 광음자재여래는 장애와 재난을 없애 준다. 금색성취여래는 업장을 소멸해 주고, 최승길상여래는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해주며, 광달지변여래는 백 가지 장애를 없애 준다. 법해유희여래는 복덕을 고루 갖추게 해주며, 약사유리광여래는 수명을 오래도록 연장해 준다.


- 운주사 창건 비밀과 칠성신앙

사진설명: 칠성신앙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진 운주사.
운주사의 창건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와불이 일어서면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미륵신앙부터 동고서저의 우리나라 지형을 보완하기위해 서쪽에 천개의 탑을 세웠다는 비보설 까지 갖가지 설이 나돈다.

그 가운데 몇해 전에는 칠성신앙 설을 제기한 학자가 있어 주목을 끌었다.


운주사 석탑배치 별자리와 일치


한국방송공사의 역사스페셜 팀은 운주사가 별자리와 관련있는 칠성신앙이 담겨있다는 가설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이들은 ‘운주사 석탑배치의 천문학적 고찰’이라는 한 논문을 근거로 이같은 가설을 내놓았다.

논문은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천문지도에서 일등성 별들을 연결해 운주사 탑배치와 비교 결과 탑의 배치와 별자리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북두칠성을 표현한 칠성바위에서 정북 방향에 와불이 위치하고 있는 점도 천체의 질서를 본뜬 것이라는 주장을 곁들였다.

운주사 서쪽 산등성이 중간 부분 비탈진 곳에 위치한 7개의 원반형 석재는 배열 상태와 원반 지름의 크기가 북두칠성의 방위각이나 밝기와 매우 흡사해 칠성신앙의 조형물인 북두칠성석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한때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이를 믿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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