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교리문답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기재를 되풀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관리자 | 2008.10.08 09:41 | 조회 1229
      
      
      
      기재를 되풀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송강스님 / 개화사 주지
      
      문 :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천도를 위해서 49재를 지냅니다. 
      만약 영가가 천도되었다면 더 이상의 재는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매년 기재를 모시고 백중 49재를 올리는 까닭이 무엇인지요?
      
      깨닫지 못한 영혼은 도움이 필요
      
      재란 깨달음을 향한 영원한 노력
      
      답 : 질문에서는 천도(薦度)와 성불(成佛)을 동일시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성불은 사람이 자신의 수행을 통해서만 성취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영가천도는 좁은 뜻의 천도 즉 너무나 
      힘든 상황에 빠져있는 영가를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것을 
      뜻하며, 이 천도를 통해서 영가가 성불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만약에 이미 깨달음에 이른 이가 육신의 수명이 다했을 때라면 그는 
      이미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열반에 이른 것이니, 그 적멸(寂滅)의 
      세계에 더 이상 무언가를 보태거나 뺄 것이 없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망자(亡者)가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경우라면 그 영혼은 
      지난 생의 업 영향력 안에 있는 것이며, 당연히 여러 가지 고통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연 닫는 이들이 재(齋)를 베풀어 그 공덕으로 
      망자의 영혼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려는 것입니다.
      
      재를 베풀어 망자를 돕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49재를 통해 다음 생에 대한 방향을 개선시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생이 끝나면 육신이 없는 중간단계인 중음의 
      세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기간에 망자를 위한 재를 베풀어 공덕을 
      쌓음으로서 인과를 나은 방향으로 상승시킬 수가 있게 됩니다.
      
      두 번째는 강한 집착으로 인해 중음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영혼을 
      다음 생으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입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또는 교통사고 등으로 망자의 영혼이 육체적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에는 49일간이 지나서도 영가가 중음의 세계에 머물게 됩니다. 
      이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 빠진 것으로, 영가의 고통은 점차 
      심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입니다.
      
      세 번째의 경우는 이미 다음 생으로 넘어간 영혼을 위한 것입니다. 
      이 경우 기재 등으로 인한 공덕의 큰 몫은 재자의 것이 되지만, 
      얼마간은 대상자의 영혼에게도 전해진다고 보면 좋습니다. 
      이것은 아주 큰 나무의 잎과 뿌리가 현상적으로는 서로 만나지도 
      못하고 아무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사실은 끝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과도 같은 이치입니다.
      
      영혼과 영혼은 비록 서로 인식하지는 못할 지라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것은 생을 달리하면서도 이어집니다. 
      물론 이것은 특수한 차원의 경계인만큼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수행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수행방법들을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없는 영혼의 문제를 일반인에게 이론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질 
      않습니다. 스스로 알게 되는 경지가 아니라면 공연히 결론을 
      낼 수 없는 논쟁만을 일삼게 되기 때문이지요.
      
      재란 불공과 법회의 뜻입니다. 그러니만큼 언제나 여법한 방법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불공을 올릴 때마다 진실한 마음으로 가족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불공을 올립니다. 그처럼 기재의 경우도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발원하고 정성을 올리는 것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불교신문에서-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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