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나쁜 보시와 좋은 보시

관리자 | 2007.07.13 08:44 | 조회 1181

    나쁜 보시와 좋은 보시 부처님이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복을 얻는 보시와 복을 얻지 못하는 보시에 대해 말씀했다. “다섯 가지 나쁜 보시는 복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칼을 남에게 주는 것이요, 둘째는 독약을 남에게 주는 것이요, 셋째는 들소를 남에게 주는 것이요, 넷째는 음녀를 남에게 주는 것이요, 다섯째는 귀신사당을 남에게 주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남에게 아무리 많이 주어도 아무 복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다섯 가지 좋은 보시는 큰 복을 얻게 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동산을 만드는 것이요, 둘째는 숲을 만드는 것이요, 셋째는 다리를 놓는 것이요, 넷째는 큰 배를 만드는 것이요, 다섯째는 미래와 과거를 위해 살 집을 짓는 것이다. 동산이나 숲은 시원하고 맑은 기운을 주고, 강에 다리를 놓거나 배를 띄우는 것은 사람을 건너게 해주고, 나그네를 위해 좋은 집을 지으면 그들이 쉬어갈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다섯 가지는 보시는 베풀면 베풀수록 큰 복을 얻는다.” <증일아함> 27권 사취품(邪聚品) 제3경 생명 해치는 일에 도움 주지 말고 마약 사냥 매매춘은 삼가야 할 일 숲 다리 배 만드는 다섯 가지 보시 실천하고 베풀면 베풀수록 복 얻어 이 평범한 설법 중에는 요즘 우리 세태에 비추어 귀담아 들어야 할 가르침이 몇 가지 있다. 큰 복을 받게 되는 다섯 가지 보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보시’는 정말로 생각할 점이 많은 민감한 내용들이다. 첫째 칼을 남에게 주지 말라는 것은 생명을 해치는 일에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요즘 인터넷에는 이른바 ‘자살사이트’라는 것이 있어서 서로 죽음을 부추기고 자살하는 방법을 소개한다고 한다. 자살하기 좋은 장소까지 소개한다고 하니 이것은 남에게 칼을 주는 행위와 같은 것이다. 어쩌다가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지 정말 머리가 띵해진다. 둘째 독약을 남에게 주면 복 받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마약류에 대한 경고로 이해된다. 마약(痲藥)은 마약(魔藥)이다. 한번 복용하면 금단증상 때문에 좀처럼 끊을 수 없는 무서운 중독성이 있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남을 파멸시키는 마약을 만들거나 남에게 공급해주는 일을 한다면 절대 복을 받을 수 없다. 복은커녕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셋째 들소를 남에게 주면 복 받지 못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다른 경전의 권고를 예로 추측한다면 희생제를 지내는 공희(供犧)를 목적으로 동물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이해가 된다. 이를 요즘 우리 생활과 관련해 생각한다면 취미로 동물을 살상하는 사냥, 동물끼리 싸움을 붙여놓고 즐거워하는 투견 같은 것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이다. 넷째 음녀를 주면 복 받지 못한다는 것은 도색잡지나 영화 같은 것을 남에게 제공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인터넷의 섹스사이트를 통해 공급되는 야동(야한 동영상)은 우리 사회의 성윤리를 급속하게 타락시킨 죄가 크다. 눈길 닿는 곳곳에 섹스산업을 부추기는 광고를 보는 것은 참 민망한 일이다. 그런가 하면 남자들의 경우, 접대를 구실로 매매춘을 불가피하게 여기는 것도 복 받을 일은 아니다. 다섯째 귀신사당을 남에게 주어도 복 받지 못한다는 것은 미신을 조장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보면 된다. 무당만신이나 점집을 하는 사람은 복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부처님을 모시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사법(邪法)을 행하는 일부 사찰과 자칭 불자들은 불교를 왜곡한 죄가 수미산 보다 더 크다. 그런 사람은 복은 고사하고 중생의 우치를 조장한 벌을 받기도 바쁠 것이다. 홍사성 〈불교평론〉 편집위원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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