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 ─수행자의 외모와 계행

관리자 | 2009.08.02 06:50 | 조회 1413
 
수행자의 외모와 계행

겉모습만 꾸민 수행자는 돌멩이에 황금 덧칠한 격
아라한과 범부 구분짓는 척도는 계행의 준수 여부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파사익왕이 찾아와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있었다. 
그 때 형색이 거칠고 몸매가 장대한 여러 명의 외도들이 
유유히 걸어오더니 기원(祇洹)의 문밖에 멈춰섰다. 
그들은 고행을 닦는 자이나교도들과 머리와 수염을 기른 
결발외도(結髮外道)들과 한 가지 옷만 입고 사는 
일의외도(一衣外道)들이었다. 

멀리서 이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발견한 파사익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 갔다. 
그리고 공순하게 합장하며 문안 인사를 올린 뒤 
“저는 파사익왕입니다. 코살라의 국왕입니다”라며 
세 번이나 정중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부처님은 무슨 이유로 그들에게 
세 번씩이나 이름을 소개하고 공경을 표하냐고 물었다. 
파사익왕은 ‘만일 세상에 아라한이 있다면 저들이 바로 
그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합장공경 한다고 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없는 한 
겉모습만 보고 아라한인지 아닌지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했다. 
만약 그들이 참다운 수행자인가를 알고 싶다면 그들의 
계행(戒行)을 지켜본 다음에 판단할 일이지 외양만 보고 
성급하게 흠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파사익왕은 부처님의 충고를 듣자 자신이 경험했던 일이 
생각났다. 
친족 중에 어떤 이가 출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수행자의 
모습을 하고 여러 곳을 다니면서 공경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오래지 않아 출가생활을 포기하고 세속으로 
돌아와 오욕의 즐거움을 탐닉했다. 
파사익왕의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자신은 얇은 옷에 가려진 
진실조차 분별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부처님은 아라한과 범부를 구분짓는 것은 그들의 특이한 
외모가 아니라 수행자다운 계행을 준수하는 것이므로 
출가자는 행위의 절제를 위의(威儀)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겉모양만 보고 사람의 선악(善惡)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몸매가 장대하고 말솜씨가 유창할지라도 그것으로 속된 
마음을 가리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그러므로 세속적 욕망으로 가득 찬 마음을 지닌 채 겉모양만 
수행자의 행색을 하는 것은 마치 놋쇠나 돌멩이 위에 순금을 
바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셨다.
-[잡아함경]제42권-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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