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입을 단속하는 이유

관리자 | 2009.04.29 09:23 | 조회 1281
***입을 단속하는 이유***
    옛날 라운(羅雲)이 아직 도를 얻기 전이었다. 심성이 거칠고 사나워 그의 말에 성실함과 믿음이 적었다.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분부하셨다. "너는 저 현제정사(賢提精舍)로 가서 머물면서 입조심 하고 뜻을 다잡아 경전과 계율을 부지런히 읽고 닦으라" 라운이 분부를 받들어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리고 그 절에 90일 동안 머물면서 밤낮을 쉬지 않고 부끄러워 하고 스스로 뉘우쳤다. 부처님께서 그를 보러 오셨는데, 평상에 걸터앉아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대야에 물을 떠다가 내 발을 씻겨다오" 라운은 분부를 받고 부처님 발을 씻어드렸다. 발을 씻고 나자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발을 씻은 대야물이 보이느냐?" "네, 보입니다." "그 물을 먹거나 양치질할 수 있겠느냐?" "다시 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물이 본래는 참으로 깨끗했으나 지금은 발을 씻어 더러워졌기 때문입니다." "너도 그와 같아서 비록 나의 제자요, 국왕의 자손으로서 세상의 영화를 버리고 사문이 되었지만, 정진하여 몸을 다잡고 입 지키기를 생각하지 않고, 세 가지 독의 더러움 만 네 가슴에 가득 찼으니, 이 물과 같아 다시 쓸 수 없느니라." "그 발 씻은 대야의 물을 버려라." 라운은 즉시 버렸다.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그 대야가 비었지만 거기에 음식을 담을 수 있겠느냐?" "담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발을 씻은 대야라서 일찍이 더러워졌기 때문입니다." "너도 그와 같이, 비록 사문이 되었으나 입에는 진실한 말이 없고, 마음은 거칠고 고집이 세며 정진하기를 생각 하지 않아 일찍이 나쁜 이름을 받았기 때문에 저 발을 씻은 대야에 음식을 담을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발로 대야를 차셨다. 그러자 대야는 굴러 달아나면서 여러 번 튀어 올랐다 떨어졌다 하다가 멈췄 다.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혹 저 대야를 아껴 깨질까 두려워하느냐?"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발을 씻은 그릇이요, 또 값이 싼 물건이라 그리 애달프지는 않았습니다." "너도 그와 같다. 네가 비록 사문이기는 하나 몸을 다잡지 않고 입으로 거친 말과 나쁜 욕설로 남을 증상하 는 일이 많으므로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 아껴주지 않는다. 그리고 몸이 죽고 정신이 떠나 세 갈래 길[三塗]에 윤회할 때 스스로 나고 죽으면서 고뇌가 한량없이 많을 것이다. 또 여러 부처님과 성현 들이 애석해하지 않는 것은 네가 말했듯이 발 씻은 대야는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으니라." 라운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럽기 그지없었고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다. 부처님께서 라운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사람이 아홉 가지 악을 범했더라도 오직 입만은 보호 하여야 하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큰 코끼리가 코를 보호하기 위하여 싸우지 않는 것과 같나니, 왜냐하면 화살에 맞아 죽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사람도 입을 단속하는 이유는 지옥 따위의 세 갈래 길에서 고통받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니라. 열 가지 악을 다 범하여 입을 단속하지 않은 사람은 큰 코끼리가 화살에 맞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코를 꺼내 싸우다가 제 목숨을 잃는 것과 같으니라. 사람도 그와 같이 열 가지 악을 모두 범한다면 그것은 세 갈래 길에서 겪을 혹독한 고통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몸과 입과 뜻을 잘 단속하여 열 가지 선을 행하고 어떤 악도 범하지 않으면 도를 얻어 세 갈래 길을 아주 여의어 나고 죽음의 근심도 없게 되리라." [법구비유경]제3권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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