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배신자도 구원하는 불교

관리자 | 2008.03.11 09:33 | 조회 1171



      배신자도 구원하는 불교 부처님이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 무렵 악인 데바닷다는 오역죄(五逆罪) 가운데 세 가지 죄를 지어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었다. 첫째는 부처님에게 교단의 지도권의 양보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어리석은 비구들을 선동하여 자기를 따르는 별도의 교단을 세웠다. 사리불과 목갈라나가 가서 이들을 설득해서 다시 데려왔지만 이로 인해 교단은 일시적이나마 화합이 깨졌다.(破和合) 둘째는 두 차례나 부처님을 해치려고 한 것이다. 첫 번째는 기차쿠타산에서 바위를 굴렸다. 다행히 부서진 돌조각이 겨우 부처님의 발가락에 약간의 피만 흘리게 했다. (佛身出血) 세 번째는 아차타사투 왕을 꼬여서 술 취한 코끼리를 풀었으나 도리어 코끼리가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법시비구니가 비난하자 화가 난 데바닷다는 그녀를 주먹으로 때려죽였다.(殺阿羅漢) 이렇게 악행을 거듭하자 아자타사투 왕도 두려운 생각이 들어 조금씩 마음이 변했다. 사람들도 차츰 그를 경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도 걱정이 생겨 몸에는 큰 병이 들었다. 그는 그래도 마음을 고치지 못했다. 어떻게 하든 부처님만 살해하면 자기가 부처님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열 손톱에 독을 묻히고 추종자들의 부축을 받아 가마를 타고 부처님을 찾아갔다. 용서를 구하는 척하면서 부처님을 할퀴어 독을 퍼뜨릴 심산이었다. 그런데 그가 가마에서 내려 부처님을 예배하고 독 묻은 손톱으로 할퀴려는 순간 땅이 갈라지면서 불길이 치솟아 온몸을 에워쌌다. 그 순간 데바닷다는 잘못을 뉘우치고 ‘나무불(南無佛=부처님께 귀의합니다)’을 말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말을 다 마치지 못하고 ‘나무’라는 말만 하고 지옥에 떨어졌다. 이를 보고 그와 형제사이인 아난다가 크게 슬퍼했다. 아난다는 그가 아무리 악인이지만 자신의 형제임을 상기하면서 언제쯤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지를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그는 지옥에서 1겁을 보낼 것이다. 그러다가 업이 다하면 사천왕천에 날것이다. 다시 삼십삼천, 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에 났다가 60겁이 지나면 최후로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사지 법복을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떠나 도를 배워 ‘나무’라는 이름의 벽지불(僻支弗)이 될 것이다. 비록 잠깐 사이지만 과거에 배운 착한 법(善法)을 떠올리고 착한 마음으로 ‘나무’라고 한 그 공덕 때문이다.” - <증일아함 47권 목우품(牧牛品) 제9경> 부처님 배신한 악인 데바닷다 “나무불”외쳐 자비의 구원 받아 아무리 악업 많은 중생이어도 죄 뉘우치면 성불 受記 내려줘 이 경은 그 뒤의 얘기를 조금 더 전해주고 있다. 신통제일 목련존자가 그를 위해 지옥을 방문하는 얘기가 그것이다. 이에 의하면 데바닷다는 지옥의 고통을 받으면서 크게 잘못을 뉘우친다. 목갈라나가 ‘60겁 뒤에는 인간 세상에 나와 나무라는 벽지불이 될 것’이라고 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주자 크게 감동한다. 그는 목갈라나에게 ‘돌아가거든 데바닷다가 부처님 발아래 예배하면서 거동이 가뿐하시고 행보가 편안하신지 안부를 여쭙더라고 인사를 전해 달라’고 한다. 이 얘기는 매우 설화적인 수법으로 구성돼 있어서 ‘사실’과 ‘설화’의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악인의 대명사였던 데바닷다가 죽음에 이르러 잘못을 깨닫자 구원되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부처님이 마지막까지 개과천선의 기회를 주었다는 점이다. 이런 너그러움에 감동했던지 결국 그는 죽으면서 ‘나무(南無=歸依)’라고 말한다. 이는 뒷날 그가 구원될 가능성의 근거가 됐다. 일체중생의 구원을 강조하는 대승경전인 <법화경>은 천왕여래(天王如來)가 될 것이라고 성불의 수기를 준다. 불교의 자비정신은 이렇게 어떤 중생도 포기하지 않는데 있다. 밉다고 무조건 내치려는 논리와는 다르다. /홍사성 -불교신문에서-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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