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불법은 평등하다

관리자 | 2006.07.18 06:45 | 조회 1154


 

        불법은 평등하다

똥 치우는 니제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상공업의 발달과 함께 사위성의 국운은 날로 성하였고, 인구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자연 좁은 성 안에는 가옥이 난립하게 되었고, 집이 협소하다보니 변소를 설치하는 경우가 드물 었습니다. 따라서 성 안의 사람 대부분은 성 밖으 로 나가 대변을 보았습니다.

다만 귀족이나 부자집에는 변소가 있었고, 그 인분을 퍼주며 살아가는 전다라(전다라:인도의 4성계중 최하위인 수드라보다 더 천한 신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 니제(尼提:니티 또는 수니티라고도 함)라는 사람이 있어, 부유한 집의 변소를 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길게 산발한 머리에, 해지고 똥물로 얼룩진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인분이 가득 찬 똥통을 등에 지고 버리러 가던 도중에, 아난존자를 데리고 걸식(乞食)을 하며 다가오고 계신 부처님을 발견하고 니제는 생각했습니다. '부처님은 청정하신 분이다. 하지만 나는 어떠한가? 전생의 업이 깊어 이렇게 똥을 만지며 살아가고 있다. 하물며 이 똥통을 지고 부처님 곁을 지나간다면 나의 업은 더욱 무거워지리라.' 니제는 황급히 옆 골목으로 들어갔고, 그의 마음을 꿰뚫어보신 부처님께서는 앞질러 가서 다시 니제 앞에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당황한 니제는 부처님을 우러러보며 조심스럽게 피하려다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똥통을 벽에 부딪쳐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니제는 온 몸에 인분을 뒤집어썼고, 길바닥에는 분뇨가 흘러 악취가 진동하였습니다.

니제는 더욱 부처님 뵙기가 황송하여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니제의 곁으로 다가가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내가 가는 길을 피하는 것이냐? 비록 네가 똥을 치우고 옷이 더럽혀졌다고 할망정, 마음만은 더할 나위 없이 착하다.

그러므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향내가 너에게서 풍겨 나오고 있다. 신분이 전다라라 할지라도, 스스로를 천하게 여겨서는 안 되느니라. " 부처님의 이와 같은 말씀에 안도의 숨을 내쉰 니제는 맑은 눈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보았고,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운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니제야, 지금 출가하여 나의 제자가 되지 않겠느냐?" '부처님의 제자가 되라'는 말에 깜짝 놀란 니제는 한참 만에 입을 열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같이 비천한 몸이 어찌 출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국왕의 아드님이셨고, 다른 제자들도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다, 니제야. 나의 법은 깨끗한 물이 능히 모든 오물을 씻어 내듯이, 빈부, 남녀, 신분의 차별을 두지 않고 도를 닦을 수 있는 자들은 모두 받아 들이느니라. 나는 신분의 존귀함 때문에 국왕이나 부자를 선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천한 가문의 출신과 빈궁한 자들도 여럿 제도 하였다.

어리석고 욕심 많은 사람까지도 그들의 근기 (根機)를 보고 기꺼이 받아들였느니라. 나의 법에는 편당(偏黨)이 없다. 평등하다. 정도(正道)를 가르쳐, 모든 중생을 위해 안온한 정로 (正路)를 만들뿐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었습니다. 진리의 법을 배워 해탈을 얻으려면 하루속히 출가하라 지금 당장에 진리의 감로수는 슬기로운 이의 것 어찌 빈부귀천과 관계가 있으랴 마침내 출가를 결심한 니제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만약 저같이 천한 자가 부처님의 은혜로 출가를 할 수 있다면, 지옥의 사람을 하늘 나라로 옮겨 놓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를 이끌고 성 밖 큰 강가로 가서, 손수 니제의 더러운 몸을 씼어주고 기원정사로 데리고 와서 제자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용맹정진을 한 니제는 날로 새로워져 열흘 만에 수다원과를 얻었으며, 몇 달 후에는 아라한 과를 이루어 육신통(六神通)까지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우경, 개장엄경론- [법공양]에서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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