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가르침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공(空)] 공사상은 우주의 실상인가, 허무주의인가?

관리자 | 2006.03.14 05:20 | 조회 2276
공은 비어 있음, 무(無)ㆍ공적(空寂)ㆍ공정(空淨)이라고 번역한다. 허무나 멸무(滅無)와는 다른 실상(實相)의 의미이다. 공사상은 인간을 포함한 일체 만물에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불교의 근본 교리이다. 현상계에 나타나는 모든 사물들은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 생멸하는 존재이며, 고정 불변하는 자성이 없다. 사물은 단지 원인과 결과로 얽힌 상호의존적인 것이기 때문에 무아이며, 무아이기 때문에 공인 것이다. 이때의 공은 고락(苦樂)과 유무(有無)의 양극단을 떠난 중도이며, 이것이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이다. 공사상은 인간의 그릇된 입장을 파사(破邪)하여 현정(顯正)하는 데 있는 것이므로 어떤 사람이 현상계에 집착하면 그것이 공이라는 것을 가르치며, 또 열반에 집착하면 열반 또한 공이라고 가르친다. 이는 사람들이 집착하는 가지가지 대상이 본질적으로 공한 것임을 밝힌 것이다. 원시불교 경전에서는 존재를 5온ㆍ12처ㆍ18계 등으로 분석함으로써 아(我)의 집착에서 벗어날 것을 가르치고 있으며, 공과 연기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또 부파불교에 오면 설일체유부에서는 아공법유(我空法有)를, 성실론에서는 아공법공(我空法空)을 주장한다. 초기 대승경전인 반야경은 원시불교의 연기관과 부파불교의 공관을 총합하여 일체제법이 공이라고 주장한다.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관념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온갖 집착의 대상이 공함을 밝히고, 마침내는 그 공도 또한 공임을 설한다. 이는 모든 사물이 공하다고 하는 관념에 집착하여 허무주의적인 경향에 빠져 버리는 공병(空病)을 치유하기 위한 방편설이다. 이러한 교설은 대립적인 상대 의식이 공하다는 것일 뿐 아니라, 상대를 넘어선 절대 또한 공임을 가르치는 것이다. 용수는 『중론』에서 “모든 인연에 따라 생겨지는 현상을 공이라 하고, 또한 이것을 가명(假名)이라 하고, 또 이것을 중도라고 칭한다. 일찍이 하나의 현상도 인연에 따르지 않고 생한 것은 없으니, 이런 고로 일체 현상은 공 아닌 것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공은 객관적 세계를 부정하는 절대무(絶對無)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특히 반야심경에서는 물질적인 현상과 공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서로 떠날 수 없는 상관관계로 이루어져 있음을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사물의 본질이 공으로 파악된다는 것을 말할 뿐만 아니라, 공은 그 파악되는 사물을 떠나서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체가 공이라고 관하는 것을 공관(空觀)이라 한다. 공은 허무가 아니고, 공을 관하는 것은 진실한 가치의 발견이므로, 진공(眞空) 그대로가 묘유(妙有)라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공을 허무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을 악취공(惡取空)이라 한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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