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사원의 모든 구조물을 불교건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건축 공간인 사원의 대지에서부터 건조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건축적인 모든 것을 통틀어 불교건축이라 한다.
(1) 산문(山門) 체계
산문 체계는 한 번에 깨닫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깨우쳐 나아가는 논리를 조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동일한 산문이 단순하게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논리를 점증시켜가는 등 다양한 산문이 연속되어 있다. 사찰의 산문은 대부분 사찰의 신앙, 창건, 역사 등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공통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① 일주문 (一柱門)
용추사 일주문 | 불곡사 일주문 | 해인사 일주문 | 통도사 일주문 |
개암사 일주문 | 약사사 일주문 |
사찰의 입구에 일주문을 세운 것은 신성한 곳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세속의 번뇌를 깨끗이 씻어내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向)하라는 뜻에서이다.
부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불도를 닦는 사람은 지극한 일심으로 부처와 진리를 생각하면서 일주문을 지나야 한다고 한다.
② 천왕문 (天王門)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인 사천왕을 모신 건물이다. 사천왕은 고대 인도의 종교에서 숭앙받았던 신들의 왕이었으나, 부처님께 귀의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천왕문이 일주문과 불이문의 중간에 있는 이유는,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지닌 구도자의 일심이 숱한 역경에 의해 한풀 꺾이려 할 때, 수미산 중턱에 자리한 사천왕이 힘을 내어 수미산 정상까지 오르도록 구도자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사천왕문 대신 금강문(金剛門)이 서 있는 곳도 있다. 금강문 안에는 금강역사가 자리잡고 불법을 수호하고 있으며, 사찰에 따라 금강문과 사천왕문이 같이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천왕문은 법주사 천왕문과 완주 송광사 천왕문이다.
③ 불이문 (不二門)
건봉사 불이문 | 마곡사 해탈문 |
일반적으로 해탈문은 누각 밑을 통과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2층의 다락집 형태인 누각 밑 1층 기둥 사이로 길이 나 있어 문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것이지요. 2층 누각은 불법을 설하는 강당으로 쓰여 왔습니다. 그래서 진입하는 쪽에서 보면 문이요 진입하고 난 뒤 법당 쪽에서 보면 누각으로 다가옵니다.
해탈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사찰의 중심 법당이 보입니다. 그리고 법당 앞마당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나 말씀인 경전을 간직한 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2) 전각(殿閣)
주불전(主佛殿)은 그 사찰의 중심이 되는 신앙 대상인 부처님을 모신 불전을 말하며, 흔히 금당이라고 불린다. 부처님은 ‘금인(金人)’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부처님을 모신 집을 금당이라고 한 것이다. 금당은 탑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사원 건물의 하나로, 대승불교시대에는 탑보다 금당이 절의 중심 건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송광사 약사전 | 전등사 약사전 | 선원사 약사전 |
기림사 약사전 | 관통사 약사전 |
병든 사람과 생명들을 고치고자 하는 원력을 세운 부처님이 약사여래요 이 분을 모신 전각이 약사전입니다. 약사여래는 의왕여래(醫王如來) 또는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 이름했고 동방 정유리세계(淨琉璃世界)의 주불이므로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라고도 불립니다. 그래서 유리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약사여래의 좌협시 보살이 일광보살(日光菩薩), 우협시 보살이 월광보살(月光菩薩)입니다.
한편 이러한 큰법당 주변에는 여러 부처님과 보살님들을 모신 법당 또한 자리잡고 있습니다. 원통전ㆍ관음전ㆍ지장전 등이 그것입니다.
고려 후기와 조선시대에는 부처님의 이름에 따라 금당의 명칭이 정해졌다. 예를 들어 석가모니부처님을 봉안한 금당이면 대웅전,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전각은 무량수전 또는 극락전, 약사불을 모시면 약사전, 관음보살을 모시면 원통전 등으로 고유의 이름을 붙였다. 이 밖에도 주불전은 아니지만 수많은 불전들이 있다. 부처님과 보살을 모신 곳은 전(殿)이라 하며, 그 외에는 각(閣)이라 한다.
① 대웅전(大雄殿)
보광사 대웅보전 | 미황사 대웅보전문 | 법주사 대웅보전 |
② 대광명전(大光明殿), 대적광전(大寂光殿)
귀신사 대적광전 | 해인사 대적광전 | 불국사 비로전 | 직지사 비로전 |
대광명전 또는 대적광전, 줄여서 대광전(大光殿)이라 부른다. 이것은 비로자나부처님이 두루 비치는 빛, 즉 광명이나 적광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비로자나부처님을 봉안한 집이라는 뜻이다. 큰 불전일 경우 비로자나·석가모니·노사나 등 삼신불을 봉안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인사 주불전 등이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비로자나부처님은 화엄경의 주불로서 화엄종 사찰의 주불전일 경우에 이 이름을 붙였고, 주불전이 아니면 비로전(毘盧殿)이라고 했다. 대광전은 마곡사 등에 있다.
③ 극락전(極樂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무량사 극락전 | 백흥암 극락전 | 부석사 무량수전 |
정토세계의 주불(主佛) 아미타부처님의 협시보살로서 좌측에 있는 분이 관세음보살이고 우측에 있는 분이 대세지보살입니다. 여기서 관세음보살은 자비를, 대세지보살은 지혜를 각각 상징합니다.
아미타부처님은 임금의 지위와 부귀를 버리고 출가한 법장 비구로서, 부처님의 덕을 칭송하고 보살의 온갖 행을 다 닦아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을 세웠으며, 마침내 아미타부처님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은 끝이 없어 백천억 불국토를 비추고, 수명이 백천억 겁으로 셀 수 없다고 해서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곳을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고도 한다. 또는 주불의 이름을 따서 미타전(彌陀殿)이라고도 한다.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 무량사 극락전이 유명하다.
④ 미륵전(彌勒殿)
남원사 미륵전 | 금산사 미륵전 | 심향사 미륵전 |
⑤ 원통전(圓通殿)
관음보살을 모신 전각이 주불전일 때 원통전이라 부르며, 부속 전각일 때는 관음전이라고 부른다. 송광사 관음전, 통도사 원통전 등이 대표적이다.
⑥ 약사전(藥師殿)
약사전은 약사유리광부처님을 모신 곳이다. 약사부처님은 동방 유리광세계의 교주로서 대의왕불(大醫王佛)이다. 약사전을 만월보전, 유리광전, 보광전이라고 다르게도 부른다. 약사부처님은 현세 중생의 모든 재난이나 질병을 없애고 고통을 구제하는 부처님이며, 일광보살(日光菩薩), 월광보살(月光菩薩)은 약사부처님 좌우에서 진리 광명을 두루 비추어 중생의 모든 고통을 제거해주신다고 한다.
⑦ 팔상전(八相殿)
남원사 미륵전 | 금산사 미륵전 | 심향사 미륵전 |
⑧ 나한전(羅漢殿), 응진전(應眞殿)
불영사 응진전 | 기림사 응진전 | 직지사 응진전 | 쌍계사 나한전 |
⑨ 명부전(冥府殿)
개심사 명부전 | 쌍계사 명부전 | 표충사 명부전 | 옥천사 명부전 |
개암사 지장전 | 약사사 명부전 |
⑩ 대장전(大藏殿)
대장경 | 금산사 대장전 | 해인사 장경판전 |
⑪ 적멸보궁(寂滅寶宮)
석가모니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불전을 가리켜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심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낙을 누리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곳에는 예불의 대상으로 불상을 따로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있는 것이 다른 불전과 다르다. 우리나라에는 5대 적멸보궁이 있으며, 이들은 신앙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한다.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이 그곳이다.
⑫ 조사당(祖師堂)
조사당은 한 종파를 세운 스님이나 후세에 존경받는 큰스님, 절의 창건주, 역대 주지 등의 영정이나 위패를 모신 당우를 말한다. 국사가 배출된 절에는 조사전 대신 국사전이 있다. 대표적으로 순천 송광사의 국사전을 들 수 있다.
⑬ 삼성각(三聖閣)
법당의 뒤쪽 한켠에는 작은 규모의 전각이 있다. 이 전각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토속신들을 불교적으로 수용해서 모시고 있다. 즉 산신, 독성, 칠성 등을 모신 곳이 삼성각이다. 그 신상을 각기 다른 건물에 모실 때에는 그 전각의 이름도 신상에 따라 달라진다. 산신을 모시면 산신각, 칠성을 모시면 칠성각, 독성을 모시면 독성각이라고 부른다.
⑭ 범종각(梵鐘閣)
불영사 응진전 | 기림사 응진전 | 직지사 응진전 | 쌍계사 나한전 |
⑮ 누각(樓閣)
사찰의 주불전과 마주하는 곳에는 보통 누각이 세워져 있다. 누각의 좌우에는 마당을 둘러싸고 요사채가 있다. 즉 뜨락을 중심으로 폐쇄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누각은 글자 그대로 이층의 다락집 형태다. 누각은 사찰에 대중이 많이 운집하는 시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중문이 누각의 형태로 변하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